오랜만에 마포로 향했습니다. 오래전에 공덕동에 2년 정도 산 적이 있어 낯익은 동네입니다. 오늘의 카페는 영앤도터스입니다. 프릳츠 도화점을 갈까, 공덕동의 영앤도터스를 갈까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습니다. 프릳츠는 양재점도 있고, 조만간 양재에 갈 일이 있어 그때 가보기로 하고요. 커피를 마시기 전 배가 고파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 남편이 떡볶이를 제안했습니다. 마포 원조 떡볶이인데요. 공덕동에 살 때 좋아했던 곳입니다. 우리 부부는 부산이 고향이라 부산식 떡볶이를 좋아합니다. 새빨간 고추장이 걸쭉하게 들어간 떡볶이인데요. 고추장에 물을 섞어 끓이는 주홍색의 맑은 서울식과 조금 다릅니다. 마포 원조 떡볶이 옆집은 코끼리 분식인데요. 두 곳 다 나란히 맛집입니다. 코끼리 분식은 즉석 떡볶이를 팝니다. 이날도 두 집 모두 줄이 있었습니다. 일요일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에 가 다행히 줄은 짧았고 금방 줄어들었습니다. 떡볶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듯했습니다. 떡볶이, 순대 1인분이 3천 원이네요. 저렴하다고 양이 적지도 않습니다. 맛과 가격이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앤도터스는 신문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모모스커피가 2020년 미국 스프럿지 어워드에서 '올해의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는 기사인데요. 영앤도터스가 '베스트 뉴 카페'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은 못했다는 내용이 기사 말미에 짧게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검색해 보니 패키지 디자인이나 상품의 라인업이 young 하면서 fun 하여 가봐야 할 카페 리스트에 올려두었죠. 압구정에 갈 일이 있어 볼일을 보고, 거리가 가깝지는 않지만 강을 건너 마포로 향했습니다.
1. 위치
공덕역 주변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 길이 익숙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5호선 공덕역 4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습니다. 주차는 푸르지오시티 지하에 했고요. 커피를 주문하니 주차 2시간을 넣어주었습니다. 주중에는 아침 7시에 문을 여네요. 직장인들이 takeout 해서 가기 좋겠습니다. 오후 5시에는 문을 닫고요. 마지막 주문은 4시 반까지입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56 푸르지오시티 1층 107호
영업시간 : 주중 7:00-17:00, 주말 10:00-17:00
2. 메뉴
평일 한정으로 '오늘의 커피'가 있습니다. 4.5천원이고요. 싱글오리진을 사용하네요. 주중에 가게 된다면 '오늘의 커피'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겠습니다. 배치브루로 내린다는데 배치브루 머신으로 커피를 내린 겁니다. 아침에 바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영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치브루는 수동 핸드 드립 방식과 대조되는 것으로, 머신으로 브루잉을 한 것이며 일관적으로 빠르게 더 많은 양을 드립 할 수 있습니다. 싱글 오리진을 머신으로 브루잉한 커피가 참으로 궁금하네요. 저는 주말에 방문했기에 필터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원두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첼베사 워시드를 선택했습니다. 시음 노트에는 멜론, 청포도, 라벤더라고 쓰여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멜론과 청포도의 맛은 느낄 수 없었고 라벤더 향미는 살짝 났고 클린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향미를 모두 느낄 수 없는 것이 조금 답답했는데요. 향미 노트는 소비자들이 특정 커피로 무엇을 경험할지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사실은 조금 주관적인 의견이라고 봅니다. 언제부턴가 향미는 그냥 참고만 할 뿐 제가 선택한 원두의 품종이 제 취향에 맞는지 아닌지, 제가 맛있다고 느끼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필터커피 외에도 논커피와 라떼들도 있습니다.
3. 분위기
영앤도터스에 가보고 싶었던 이유인데요. 일러스트레이터 출신의 디자이너가 있어서인지 매장 분위기가 신선하고 영했습니다. 캐릭터에 세명의 도터스가 있어 여자분이 운영하는 줄 알았는데 매장에는 남자 바리스타가 두 분 계셨습니다. 소주잔 크기의 작은 잔에 시음용 커피를 담아 주셨고요. 분쇄한 원두도 시향 할 수 있게 보여주셨습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만, 다음 일정을 위해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해서 간 곳이었는데 아쉽게 앉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서서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두 개 있었는데 아이가 있어 서는 자리는 이용하지 못했고요. 커피를 takeout 해서 나왔습니다. 쇼룸의 성격을 뛰어서인 것 같습니다. 영앤도터스는 쇼룸과 로스팅 공장을 운영하고 있네요. 매장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hip, fun, young 했고 이국적 느낌이 물씬 나서 좋았습니다!
4. 마치며
저는 되도록이면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로스터리 카페를 방문하는데요. 영앤도터스도 young 하고 hip 한 감성이 있지만 로스팅 공장을 보유한 카페입니다. 고가의 독일 프로밧사의 로스토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 앤 도터스는 미디움 로스팅을 추구하고요. 로스팅 후 7-10일의 에이징 기간을 두고 있고요. 원두의 품질 역시 관리하기에 맛있는 한잔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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