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

카페에서 필터커피 원두 고르는 방법 (긴 원두 이름 파헤치기)

by 훌훌_ 2024. 1. 11.
반응형

필터커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여러 로스터리 카페를 다녀보고 있습니다. 필터커피는 원두를 직접 선택해야 하는데요. 대체로 메뉴에 쓰인 향미 노트와 원산지, 가공방식 정도를 대략 확인하여 제 취향의 맛을 가진 원두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밝은 산미와 클린컵을 선호하기에 에티오피아산 워시드를 자주 고르게 됩니다. 나라별 원두의 특징을 알고 있다면 카페에서 더욱 다채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새로운 커피 선택을 위해 앞으로 원두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우선, 스페셜티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서 이름이 표기되는 방식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이 너무 길고 발음이 어려워 주문할 때 국가명만 자신 있고 또박또박 말하고요. 끝으로 갈수록 발음이 흐려집니다. 가끔은 full name을 대지 못하고 원산지와 지역명 정도만 이야기할 때도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워시드요, 이렇게요. 또랑또랑 주문 원두의 full name을 말하는 그날을 위해 원두 이름이 정해지는 규칙을 알아보겠습니다.

커피 열매 by 픽사베이

원두 이름의 의미

'콜롬비아 퀸디오 리바다비아 카스틸로 워시드'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원두의 이름이 확실히 길긴 깁니다. 스페셜티 커피일수록 긴 듯합니다. 이름에 들어간 단어 하나하나 보겠습니다. 콜롬비아는 원두의 원산지입니다. 퀸디오는 콜롬비아의 지역 이름이고요. 콜롬비아, 퀸디오라는 지역에서 해당 원두를 생산했다는 겁니다. 리바다비아는 농장명입니다. 카스틸로는 원두 품종명이고, 워시드는 가공방식입니다. 가끔 콜롬비아 수프리모, 케냐 AA라는 원두를 보셨을 텐데요. 여기서 수프리모, AA는 원두의 등급을 나타냅니다. 원두의 등급은 스크린 사이즈로 가늠하는데요. 스크린사이즈란 구멍이 뚫려 있는 채를 말합니다.(아래 사진 참고) 이 채의 구멍을 스크린이라 하고요. 1 스크린은 0.4mm를 말합니다. 원두를 채에 담아 살살 털어내면 작은 원두는 구멍 밑으로 떨어지고 큰 것들만 채에 남겠죠. 생두의 사이즈가 클수록 등급이 높고요. 콜롬비아에선 17 스크린 이상을 수프리모라 합니다. 케냐에선 17-18 스크린 이상이 AA이고요. 스페셜티 커피 신에서는 모두 스페셜 등급의 원두만 다루기 때문에 원두의 등급 이름인 수프리모, AA를 따로 붙일 필요가 없겠습니다.

원두 스크린 사이즈를 확인하는 채

 

원두의 품종

원두의 품종은 다양합니다. 티피카, 버번, 게이샤, 파카스, 파카마라, 카투라, 카투아이. 제가 최근에 성수동 올드너티에서 마신 커피가 '페루 라 리마 카투아이 문도 노보'였는데요. 이는 페루산이고 품종이 카투아이 문도 노보되겠습니다. 라 리마는 농장명이고요. 게이샤 품종에 대해선 따로 정리할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게이샤는 생산성이 낮아 매우 귀한 품종이며 강한 향기와 상큼한 신맛, 개성 가득한 풍미로 커피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품종입니다. 보통 커피 열매는 4년에 한 번 수확을 하는데 게이샤는 7년에 한 번 수확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래서 그람 당 단가가 높습니다. 핸드드립 카페에서도 게이샤 커피는 한잔에 1.5만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가공방식

수확한 커피 열매는 과육을 벗기는 가공 과정을 거칩니다. 커피 열매는 얇은 과육과 두개의 씨앗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육을 벗겨낸 씨앗을 피치먼트라 하는데, 과육을 벗겨 점액질이 묻은 피치먼트를 씻어서 건조하는 방식을 '워시드 가공법'이라 합니다. 외피와 과육을 벗겨 물로 씻기 때문에 불순물이나 미생물이 제거되어 깨끗한 맛을 냅니다. 비용이 들지만 좋은 품질의 원두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열매를 통째로 말리는 방식을 '내추럴 드라이 프로세스'라고 하고요. 건조 과정에서 외피와 과육이 씨앗에 달라붙는 발효과정을 겸합니다. 보통 워시드가 내추럴에 비해 맛이 깨끗하고 산미가 경쾌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허니 방식은 커피 열매의 외피 일부는 벗겨지고 일부는 그대로 두어 워시드와 내추럴의 혼합 형태입니다. 두 특징을 혼합하여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 내는데요. 과일향과 산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발효과정

요즘은 Fermentation (발효), Anaerobic (무산소), Carbonic Maceration (탄소침용) 등의 발효과정을 거치기도 하고요. 민트 향과 같은 특정 향을 infused 하기도 합니다. 무산소 발효 커피를 최근 맛본 적이 있는데요. 확실히 발효된 콩에서 느꼈던 발효의 향과 맛이 났습니다. 원두를 발효하거나 향을 첨가하면서 커피 아닌 독특한 차나 음료 같기도 합니다. 

반응형